대림산업, 지주사·건설·석유화학 3社로 분할

입력 2020-09-10 17:34   수정 2020-09-11 01:56

국내 재계 순위 18위인 대림그룹의 모회사 대림산업이 기업 분할을 통해 내년 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건설과 석유화학(유화) 부문 자회사를 신설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주주 가치 증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주회사와 2개 사업회사로 분할
대림산업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추진해 회사를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 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한다. 대림은 오는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분할 비율은 디엘 44%, 디엘이앤씨 56%로 정했다.

디엘은 이와 동시에 석유화학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디엘케미칼을 신설한다. 디엘이 디엘케미칼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상장회사로 남는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은 회사 분할 이후에도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투자업계에서는 대림산업에 대해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의 시너지가 적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며 “분할을 통한 개별 성장 전략으로 주주 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성장 전략 추구로 주주가치 증대
대림은 건설과 석유화학의 경기 사이클이 달라 사업별 투자에 제약이 적지 않았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 때문에 그동안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독립적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해 나갈 시점을 모색해 왔다.

이번 기업분할 결정은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 전략을 추구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주주 이익을 증진하려는 노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주회사 중심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도 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은 이를 위해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한다.

지주회사인 디엘은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대림그룹은 지난 7월 삼호와 고려개발이 합병한 대림건설, 석유화학 계열의 여천NCC와 폴리미래, 호텔법인 글래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디엘이앤씨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발판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디벨로퍼 중심의 토털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디벨로퍼는 사업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개발사업자를 말한다.

디엘케미칼은 저원가 원료 기반의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윤활유와 의료용 신소재 등 전문 분야 진출을 통해 ‘글로벌 톱20 석유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과 석유화학은 독립경영 체제로 개별 맞춤형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며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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