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 4300명 감원…"17년만, 코로나 탓"

입력 2020-09-11 15:02   수정 2020-10-11 00:32



싱가포르항공그룹이 4300명을 감원한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대규모 감원 조치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항공과 계열사 실크에어와 스쿠트항공에서 직원 4300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총 직원수의 약 20% 수준이다.

싱가포르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 수요가 확 줄자 감원에 나섰다. 나라간 하늘길이 거의 끊긴 와중에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선 국내 항공수요가 없어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았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3월 신규고용을 동결했다. 지난 6월엔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으로부터 28억달러(약 3조 3240억원) 규모 대출을 끌고, 정부 지원금 130억 달러(약 15조 4310억원)도 받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경영난이 심해졌다.

싱가포르항공은 비자발적 감원 인력은 2400명 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퇴직과 희망퇴직을 통해 1900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고춘퐁 싱가포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주간은 싱가포르항공그룹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노조와 감원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6월 끝난 회계연도1분기엔 10억싱가포르달러(약 86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 사상 역대 최대 손실이다.유상여객에 운항거리를 곱한 값인 여객수송실적(RPK)은 99% 넘게 줄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각 항공사 여객 수송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4년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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