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하락했다. 최근 증시가 닷컴 버블 때와 같은 활황국면을 지난 만큼, 추가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하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5.89포인트(1.45%) 하락한 27,534.58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9.77포인트(1.76%) 내린 3,339.1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1.97포인트(1.99%) 하락한 10,919.59에 장을 마쳤다. 9일 나스닥 지수는 2.71% 강세 마감하고, 다우존스는 1.60% 올랐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했다.
기술주들의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니콜라는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날 11.33% 하락 마감했다.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계속해서 배터리 기술을 과대 광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니콜라 주식을 공매도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와 손잡은 GM도 이날 5.57% 하락 마감했다. 앞서 GM은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 니콜라에게 차량용 수소 연료전지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애플(-3.32%) MS(-2.8%) 아마존(-2.86%) 알파벳(-1.37%) 페이스북(-2.1%) 등 대형 기술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NVIDIA(-3.17%) 넷플릭스(-3.9%) 등도 내렸다. 테슬라는 장중 9%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1.38%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 기술주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술주 상승엔 중앙은행(Fed)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 의회의 대규모 재정부양정책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Fed의 추가 통화정책 힘이 낮아진 데다 추가 부양정책 강도도 시장 예상인 1조5000억달러보다 낮아지면서 불안심리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의 10배를 넘어서는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수가 닷컴 버블 활황국면(33개)보다 2배 더 많은 62개나 된다"며 "과거 닷컴 버블 시기 하락 폭(-34.2%)과 하락일 수, 유동성 변수를 고려하면 향후 15~20% 하락폭을 10월 7일 이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최근 오르고 있다. 10일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3.12% 상승한 29.71을 기록했다. 통상 변동성지수가 20 이상은 공포가 차츰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30 이상이면 고조된 변동성을 뜻한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와 VIX지수가 동일하게 오르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S&P500지수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후 닷컴 붕괴가 발생한 2000년 3월 이후 변동성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예상된 시장 하락을 감안해 성장주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문남중 연구원은 "닷컴 버블로 주가 조정이 해소된 후 나스닥지수가 증시를 다시 견인하기 시작했다"며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대면 솔루션 수혜를 볼 기업에 시장은 프리미엄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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