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이틀째인 11일에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연이은 상한가 행진을 놓고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업공개 사례들을 봤을 때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후 수거래일간 과감히 추격매수에 나섰다 '상투'를 잡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1일 카카오게임즈는 가격제한폭(29.97%)까지 오른 8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상한가로 공모가(2만4000원)대비 상승률은 237.91%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5조9369억원까지 늘어나며 전날 코스닥 시총 5위에서 이날 3위까지 올라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일인 10일 공모가 2배에 상한가까지 더해진 6만240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에도 유통 가능 물량(1501만주)의 3.34% 수준인 50만945주만 거래됐다. 이날은 500만주 가까이 거래되며 거래량 자체는 늘었다.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하자 개인들이 수익실현에 나서면서 거래된 물량이다. 하지만 이날도 상한가에 몰린 매수 대기 잔여물량만 780만주에 달했다. 다음주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진 이유다.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한 종목은 상장 후 초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보다 투자심리에 따른 수급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유동성이 높아진 현 장세에서는 수급 영향력이 더 크게 오래갈 수 밖에 없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7월 상장한 SK바이오밤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다. SK바이오팜도 상장 후 상한가를 3거래일 연속 기록했다. 이후 SK바이오팜은 꾸준히 우하향하며 현재는 장중 최고가(26만9500원)대비 30% 넘게 떨어진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결국 카카오게임즈도 주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가 보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시가총액은 2~3조원가량이다. 미래에셋대우(4만2000원), 메리츠증권(3만2000원), 대신증권(3만3000원) 등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도 이날 주가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다른 게임주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0배 이상으로 넷마블(45배), 위메이드(23배), 엔씨소프트(18배), 컴투스(10배), 더블유게임즈(9배) 등 주요 게임주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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