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일(14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하향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달 말 추석 연휴 기간이 포함된 만큼 오는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설정해 강력한 방역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앞으로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석 연휴 2주 특별방역 기간을 정하고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사회적 피로도와 함께 그간 확인된 방역 조치 효과 등을 감안했다. 뼈아픈 고통을 감내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하루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줄지 않고 네 명 중 한 명 꼴로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간 방역 강화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 커피전문점, 학원 등 영업시간과 방식을 제한하고 헬스장 등 중위험시설까지 집합을 금지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이날로 종료된다. 2.5단계 하에서 비대면 수업만 허용됐던 학원과 직업훈련기관의 경우도 다시 대면수업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업종·유형별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반음식점, 제과점 등은 지난 2주간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 주문만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 하에 예전처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점, 빙수전문점 등에서는 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됐으나 기존처럼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들 음식점과 카페 등은 QR코드를 이용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는 등 출입자 명부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또 사업주와 종사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시설 내 이용자 간 2m 간격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정 총리는 이달 말 연휴 기간이 포함된 것을 고려해 강력한 방역 조치를 추가로 마련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동여맨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추석과 한글날이 포함된 연휴 기간이 하반기 코로나 방역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설정하고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 강화 조치를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개천절, 한글날이 포함된 특별방역 기간에 다소 힘들더라도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방역에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 일상에 복귀한 환자 중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라졌지만 알 수 없는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분이 많다고 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호흡곤란과 폐 손상 등 다양한 후유증이 속속 확인된다. 젊은 층은 물론 모든 연령층이 코로나19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우리나라도 현재 조사 진행 중이지만 방역당국에서 후유증 관리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어도 상당수가 확진자라는 사회적 주홍글씨로 인한 심적 부담을 호소한다"며 "지금은 누구라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께서는 역지사지 자세로 환자 입장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피력했다.
정 총리는 끝으로 "비난과 혐오로는 코로나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으며, 우리 공동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게 된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격려와 지지다. 서로 간 응원과 연대, 배려와 양보로 지금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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