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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뉴딜 ETF를 포기할 수 없었던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ETF 순자산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비롯해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은 지수개발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협력해 ‘FnGuide K-뉴딜지수’를 개발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거래소는 자회사인 코스콤 측에 KRX 뉴딜지수의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되는 기간에 K-뉴딜지수의 순자산가치(NAV) 산출 등에 협력하지 말아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수가 개발되더라도 실제로 ETF로 출시되려면 코스콤의 NAV 산출 로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용사 관계자는 “거래소 ETF 담당 부서에선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인덱스사업부에서 코스콤을 앞세워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래소 측은 에프앤가이드 지수가 업종별 편입 종목 수가 3개에서 5개로 늘어난 점 외에는 KRX BBIG K-지수와 거의 동일해 저작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 인덱스사업부 관계자는 “코스콤에 NAV 산출 지연 등 월권 행위를 요청한 적 없다”며 “에프앤가이드의 지수가 KRX BBIG K-뉴딜지수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는 판단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BBIG는 미래에셋운용이 아니라 언론이 업종 구성부터 종목 구성까지 모두 고안한 개념”이라며 “단순히 업종별 편입 종목 수를 결정한 것만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에프앤가이드 지수도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언제나 지수를 개발할 때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여기서 높은 기여도를 보인 운용사에 관례적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한다”며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K-뉴딜 시리즈의 지수를 출시하고 싶다면 BBIG가 아니라 새로운 테마의 지수를 개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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