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해체해 중고 부품 팝니다"…항공사 눈물의 생존법

입력 2020-09-14 10:55   수정 2020-10-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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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여객기를 조기 해체한 뒤 각종 부품을 중고 시장에 판매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사정이 악화하자 '극약처방'에 나선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항공기 리스 및 정비 회사인 GA텔레시스는 최근 미국 항공사 5곳으로부터 여객기 해체 요청을 한꺼번에 접수받았다. 캐나다의 여객기 해체 전문 회사인 에어로사이클은 처음으로 해체할 여객기를 구매하기 위해 경쟁 입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먼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항공사들은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객기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며 "항공 산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고 시장에 여객기 부품이 쓰나미처럼 몰려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데이터 조사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연간 해체되는 비행기 수는 2016년 이후 400~500대에서 2023년까지 1000대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에는 2000대의 항공기가 퇴역하거나 운항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년 항공기 40~50대를 해체하는 영국 에어샐비지인터내셔널의 설립자인 마크 그레고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항공기들이 비행을 하지 못하고 땅에 주차돼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결국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항공업계의 '수요절벽'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스콕 커비 미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항공 업계의 수요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빨라야 내년 말께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비는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다음 달 1만6000명을 감원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수익이 85%나 줄었는데 매일 2500만달러가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항공사 지원을 촉구했다. 커비는 "현실적으로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 없으면 앞으로 더 많은 해고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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