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가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사진)이 가장 유력하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일본 집권 자민당은 도쿄에서 중·참의원 양원 총회를 열고 차기 총재 선거를 진행한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스가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스가 장관은 47개 지역 투표에서도 과반 지지를 확보해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새 일본 총리 선출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가 장관이 앞서 인터뷰에서 외교 문제만큼은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서다.
실제로 전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전날 열린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 아베 총리의 정상 외교는 정말로 훌륭하다"며 "(아베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고 밝혔다.
7년8개월 동안 아베 정권의 주요 정책에 관여했지만 외교 경험은 거의 없는 그가 이를 의식하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스가 장관이 2013년과 2014년 안중근 의사를 각각 '범죄자',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점도 우리나라를 향한 강경한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친한파'였던 만큼 향후 한일 관계 개선에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귀화 한국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KBS 인터뷰에서 "스가 장관은 아베와 한 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원래 친한·친중파"라며 "한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진행되는 선거에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3명이 출마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는 오는 16일 중의원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