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매각 불발로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15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종전 미확정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 뒤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단기간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은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투기등급으로 주저앉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1일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HDC컨소시엄)간 주식 매매 계약이 공식적으로 해지돼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신용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에 의한 재무부담 완화,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여객 수요가 급감해 영업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올 6월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2366.1%, 차입금의존도가 68.7%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지분 매각 무산으로 신용도 하향 압력이 크게 확대됐다"며 "채권단이 유동성 대응을 지지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펀더멘털(시초체력) 약화 추세를 반전시키기엔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3분기 확정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실적의 방향성과 채권단의 경영관리 방안 등을 검토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A+)을 종전 하향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 뒤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위험이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앞으로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보유 유동성 활용 방안과 이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동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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