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대 신용대출 실종?…은행권, 우대금리·한도 축소 검토

입력 2020-09-16 09:59   수정 2020-09-16 10:01

급증한 신용대출이 잠재적 금융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대출 총량·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우대금리 폭을 줄여 전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높이고, 최고 200%에 이르던 일부 전문직의 연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도 줄일 방침으로 전해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 위험 관리 방안 마련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적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 우선 우대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받는 우대금리(금리할인) 혜택은 해당 은행 계좌나 계열 카드 이용 실적,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여러 부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우대금리 수준은 은행 상품에 따라 다르나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이른다.

결국 우대금리 혜택 폭을 줄여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높이면 대출 증가 속도를 다소 늦출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한 은행의 경우 이달 1일 자로 신용대출 우대금리 할인 폭을 0.2%포인트 줄였다. 다른 은행들이 조만간 신용대출 금리를 비슷한 폭으로만 높여도 현재 금리 범위(연 1.85∼3.75%)를 고려할 때 상징적 의미의 '1%대 신용대출 금리'는 시중에서 찾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은행들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특수직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출 전망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통상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진다. 다만 특수직 등은 현재 은행에서 많게는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1억5000만원이면 담보 없이 신용대출로만 3억원에 이르는 돈을 끌어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득 대비 한도 비율 뿐 아니라 신용대출 절대 금액이 큰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당국 입장에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부동산 자금 유입 차단 등을 위해 신용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고 대출 총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한편, 은행의 수익성 측면에서도 신용대출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는 동시에 실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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