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최초로 기본소득 마련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대표 발의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사진)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을 화두로 던지는 등 거대양당에서 기본소득을 둘러싼 여러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기본소득 제정을 위한 첫 법률안 제출은 소수정당인 시대전환에서 이뤄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은 지난 8일 국회 300인의 의원실에 공동발의 협조 요청을 보냈던 기본소득법 제정안과 관련해 총 14명이 공동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16일 밝혔다.
공동발의자 명단은 이수진(비례)·김승원·허영·이규민·김민석·김남국·이동주·서영석·유정주·양이원영·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이다.
조정훈 의원실이 작성한 발의안에 따르면, 조정훈 의원은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 및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인해 노동이 소득을 창출하지 못하는 산업구조로 변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소득이 양극화되고 있다"며 "양극화의 심화로 인해 다수의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내수가 부진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가행정력의 유한함과 선별적 복지의 제도의 본질적 한계에 부딪혀, 인권 사각지대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행정 효율성을 증가시키기고 소득 양극화와 인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내수를 진작시키고 공유자원과 공공의 기여에서 나오는 부를 분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훈 의원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재산·소득·노동 활동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과 일부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등에게 개별적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전(지역 화폐)을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이다. 조정훈 의원은 더불어시민당 출신의 범여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중복되는 선별복지 제도나 조세 감면제도 등을 단계적으로 정비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기존 복지제도를 그대로 두고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진보진영의 주장과는 대비되는 내용이다. 다소 우파적 성향을 갖는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전문적으로 기본소득을 연구해나갈 수 있도록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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