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박사 출신 면역학자 얜리멍이 트위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알리고 그의 계정에 해당 보고서도 올렸다. 그런데 트위터는 얜 박사가 이런 트윗을 쓴 지 48시간 만에 그의 트위터 계정을 중지시키고 보고서도 삭제했다.
소셜미디어가 자사에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논란이 있는 내용을 검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 원문은 개방형 정보 플랫폼 제노도(Zenodo)에서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얜 박사는 지난 11일 영국 ITV 토크쇼 '루즈 위민'에 화상으로 출연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가 우한의 연구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전자 염기서열 등을 바탕으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담은 보고서를 곧 출간한다고 예고했다. 이 예고 3일 뒤인 14일 그는 제노도에 동료 과학자 3명과 함께 작성한 논문을 올리고, 이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이 거치는 단계인 전문가 검증(피어 리뷰)을 받지는 않았다.
얜 박사는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박사 후 과정)으로 일하던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폐렴에 대한 비밀 조사에 참여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얜 박사팀이 내놓은 논문의 제목은 ‘자연적 진화보다는 실험실에서의 정교한 수정을 추측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의 평범하지 않은 특징들, 그 수정 방법에 관한 기술'이다.
얜 박사팀은 이 논문에서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6개월 안에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 가운데 2003년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에서 조작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얜 박사는 지난 4월부터 이런 의혹을 주장했으며, 현재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그는 15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를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유출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추가 증거도 곧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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