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 상승률은 0.8%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0.06% 올랐고, 지방은 0.10% 올랐다. 서울은 0.01% 오르며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시장에선 7·10 대책 시행에 따른 거래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인한 실물경제 불안감이 겹치면서 관망세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9억원 이하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면서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양상이다.
6억원 이하 단지들이 많은 강북지역이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동대문구(0.02%)는 전농·답십리동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서대문구(0.02%)는 남가좌·홍제동 신축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 종로구(0.02%)와 용산(0.02%)·성동구(0.01%)에서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비교적 아파트 값이 저렴한 편이라 꼽히는 관악구(0.02%)와 강서구(0.01%), 구로구(0.01%) 등에서도 구축 소형 단지 위주로 값이 오르는 추세다.
다만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 4구에선 거래활동이 줄어 대체로 보합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남 4구 중 송파(0.00%)와 서초구(0.00%)는 몇 주째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동구(0.00%)는 9억원 이하 아파트 위주로 소폭 상승했으며, 강남구(0.01%)는 수서동 신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0.12%)가 전주보다 전체 상승폭이 커졌다. 중저가 단지가 많거나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용인 기흥구는 0.27% 뛰었고, 용인 수지구는 0.23% 올랐다. 고양 덕양구(0.23%)와 광명시(0.22%), 구리시(0.21%)도 많이 뛰었다.
인천(0.04%)은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추홀구(0.10%)나 부평구(0.09%) 등은 신규분양 호조와 GTX-B, 7호선 연장 등 교통호재를 타고 값이 뛰었지만, 남동구(-0.05%)는 하락했다.
올 들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세종시는 또 0.44% 올랐다. 오름폭은 계속 줄어 전주(0.47%)보다는 상승세가 꺾였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부처 이전 및 입주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정주여건이 좋은 행복도시 내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상승해 64주 연속 올랐다. 전주(0.09%)와 동일한 오름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전셋값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되면서 매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거주 선호도가 높은 서울 강남지역이 여전히 전셋값 강세를 이끌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0.13%)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0.12%) 강남(0.12%) 서초구(0.08%) 등도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북지역 전셋값도 많이 올랐다. 마포(0.11%)·성북(0.11%)·성동구(0.10%) 등이 모두 0.1%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도 매물 부족현상도 나날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경기도 전셋값 상승률도 0.21%에 달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 권선구(0.47%)와 광명시(0.40%) 등이 많이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구축 위주로 전셋값이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가 몰리는 하남시(0.34%)와 수원 팔달구(0.32%)에서도 저가 아파트 위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인천은 0.12% 올랐는데, 연수구(0.25%)와 서구(0.20%)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지방 전세가는 0.16% 올랐다. 울산(0.41%) 부산(0.10%) 등 지방광역시에서도 매물이 부족해 수요가 쏠리고 있다.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세종시(2.15%)는 이번주에도 폭등했다. 역대 최고 상승률(8월 첫째주·2.41%) 수준에 근접했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과 입주물량 감소 등의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남면이나 고운·도담동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 위주로 세입자들이 몰리는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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