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한석 "라임펀드 8억 투자, 손실률 95%…속았다"

입력 2020-09-17 14:29   수정 2020-09-18 08:54



개그맨 김한석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억울함을 전했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재혁 부장판사) 심리로 라임자산운용 펀드 상품을 2000억 원어치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공판이 진행됐다. 김한석은 증인으로 참석해 "장 씨가 '라임펀드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고, 예금처럼 안전하다'며 "손실 가능성은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고 말해 가입했고, 현재 손실률은 95%"라고 발언했다.

김한석은 라임펀드에 8억250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석은 이 금액을 "전세 보증금이었다"고 전하면서 "그래서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 씨는 100% 담보가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 말해왔다"고 상품 가입 당시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 해서 주변 동료들에게도 가입한 상품과 장 씨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약 과정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김한석은 "투자는 항상 장 씨에게 구두로 설명을 듣고, 돈부터 보낸 후 나중에 계약서에 서명하는 방식이었다"며 "계약서에 자필로 적어야 하는 문구도 장 씨가 미리 연필로 써 오면 그 위에 덧대 쓰는 방식으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계약서 안에 '공격형 투자', '원금 30% 손실 감수' 등의 문구를 확인하고, 이를 물어봤을 때 "장 씨가 형식적인 것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고. 김한석은 "상품 가입서나 약관 서류 등도 제대로 못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가입한 라임펀드는 현재 원금 대부분을 손실한 상태였다. 김한석은 "2개월 전에 받은 메일에 손실률이 95%였다"며 "아직 환매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한석은 현재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장 씨를 고소한 상태다. 올해 초 공개된 장 씨의 녹취록을 제공한 피해자도 김한석이었다.

김한석 법률대리인인 김정철 변호사는 "김한석 씨는 라임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장 씨가 설명하는 내용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어 녹음했고, 이를 통해 라임 사태가 단순한 금융사고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재판 전에 자신의 SNS에 글을 게재했다.

김 변호사는 "원금 손실이 제로에 가깝게 높은 수익을 거두려 했던 건 욕심이 아니냐고 하는 분도 있지만, 그런 설명을 전문가가 계속 강조한다면 믿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며 "김한석 씨는 이 녹취파일을 제공하면서 많은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16000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한 이른바 '라임 사태' 건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던 사건이다. 장 씨는 투자금 회수를 걱정하는 피해자에게 청와대 관계자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이 관계자가 라임 관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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