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오히려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22일 여는 ‘배터리데이’에 주목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데이에 흥미로운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자랑했다. 시장에선 테슬라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전고체배터리 등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배터리데이는 테슬라에 큰 도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키운 것 자체로 큰 혁신을 일궈냈다. 전기 배터리를 실용화했으며 전기차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충전 설비 등도 개발했다. 테슬라의 성공에는 이런 기술혁신과 자본, 각국 정책의 삼박자가 맞춰졌다. 시장에서 들어간 충분한 자본이 20년간 테슬라를 떠받쳤다. 각국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펼치면서 그 혜택도 많이 누렸다. 올해 한국에서 챙기는 보조금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탄소 시장 규제가 테슬라엔 탄소배출권을 판매할 호기로 작용했다. 시장에선 아직 투자할 만한 자금 여력이 넘친다. 2분기 판매량도 예상보다 많았다. GAFA로 대표되는 하이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계속 상승세다. 이런 것들이 테슬라를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다른 혁신 기업과 달리 아직 ‘떼돈’을 벌지 못했다. 가격혁명이든 에너지혁명이든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지 못할 독점적 지위의 혁신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규모의 경제 역시 이뤄내지 못했다. 2분기(1억400만달러 흑자)도 탄소배출권 판매수익(4억2800만달러)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적자가 됐을 것이다. ‘수익의 질’이 의문시되고 있다. 노사 문제 등으로 전기차 진입을 쉽게 하지 못한 GM과 포드 등 자동차 기업들도 이제 전기차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테슬라엔 도전이다.
한국에서도 세계적 기술이었던 아이리버와 싸이월드 등은 시장 자체가 국내에 갇혀 있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자만과 혁신 실패 그리고 현실 안주를 하려 했다. 혁신의 지속성이 약했다. 끊임없는 혁신을 일구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금방 성과를 알아차린다. 혁신과 버블의 차이는 중단 없이 혁신하느냐의 여부다. 그게 말만큼 쉽지 않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테슬라의 지속적인 혁신성 여부가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배터리데이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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