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백신 공장의 부주의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인민일보 주관매체인 건강시보에 따르면 1년여 전 브루셀라균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간쑤성 란저우 백신 공장 인근 주민 다수는 여전히 신체적 증상을 호소 중이다.
브루셀라병에 걸리면 발열, 다한증, 관절통, 무기력증 등이 나타나고 생식기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0대 주민 리모씨는 "작년 11월부터 허리가 아프고 피로감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원인을 몰랐다"며 증상이 계속 심해지자 올해 1월 병원에서 브루셀라병 혈청 검사를 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공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집이 있는 왕모씨는 남편과 3살 아들이 항체 양성반응 진단을 받았다면서 "항체 양성반응이면 인체에 해가 없는 건가"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연말·연초 공장 가동 중단 등의 행정조치가 내려졌지만 이 시기 감염자들은 자신이 병에 걸렸는지, 치료는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
증상이 있는 주민들은 단체 채팅방을 만들고 증상을 공유했는데 고령의 환자 중에는 병세가 심각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중무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이 지난해 7~8월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 과정에서 사용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쓰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란저우 보건당국은 지난 14일 기준 이 지역에서 2만1847명을 검사해 3245명이 브루셀라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상태다.
당국은 브루셀라병 치료 지정병원을 설치했고 다음 달부터 보상작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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