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강세에 원화가치도 '들썩'…"환율 1160원대 진입"[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0-09-17 11:34   수정 2020-09-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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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내림세(원화가치는 강세)를 보이면서 1170원대에 안착했다.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중국 실물경제 회복에 힘입어 급등한 결과다. 한국 증시를 등졌던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복귀 조짐을 나타낸 데다 유로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성공적으로 발행한 것도 원화가치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일인 11월 3월 직전까지 환율이 116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4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50전 내린 1175원60전에 거래 중이다. 환율은 지난 15일 4원50전 하락한 1179원에 마감하며 지난 2월 12일(1179원50전) 후 처음으로 1170원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16일에는 1176원10전으로 2원90전 내린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뛰면서 덩달아 원화도 절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두 나라 경제의 상관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0.0149원(0.22%) 내린 6.7675위안에 고시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위안화가치가 뛰는 것은 중국 실물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분석 때문이다. 중국의 최근 소비·생산 지표는 크게 나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에 비해 0.5% 늘었다. 월간 소매판매가 전년비 기준으로 늘어난 것은 작년 12월 후 처음이다. 8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도 작년 동월보다 각각 5.6%, 7.6%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것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4일 14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어 15일 2503억원, 16일 1750억원, 17일(오전 기준) 2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원화가치를 끌어올렸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10년 만기 달러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와 5년 만기 유로화 외평채를 모두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로채의 경우 연 -0.059%에 발행해 5년물 유로채 기준으로 비유럽국가 유로화 표시 국채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으로 발행됐다. 그만큼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 금융시장 건전성과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는 뜻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6일(현지시간)에 2023년까지 현행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국내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발표가 예상된 내용으로 시장에 이미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외화조달 여건도 좋아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시점인 11월 3일 이후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미 대선 직전에는 116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빠른 하락세를 경계하면서 개입에 들어갈 여지가 높아 1150원대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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