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지역 화폐에 대한 두둔 발언 이후 더욱 거세게 조세정책연구원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18일 SNS에 "국책연구기관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 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글을 올렸다.
조세연이 15일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용성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이후 이 지사는 연일 조세연을 공격하고 있다.
이 지사는 "조세연 주장처럼 아무 효과가 없는데 문재인 정부의 기재부가 2019년부터 지역화폐 지원을 계속 늘려 내년도에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지역화폐발행을 15조원까지 늘릴 리가 없다"며 " 왜곡되고 부실하며 최종결과도 아닌 중간연구 결과를 이 시점에 다급하게 내놓으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주요 정책을 비방하는 것이냐"고 밝혔다.
이는 전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역화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지역화폐가 효자 역할을 했다며 내년 15조원까지 발행액을 늘리겠다고 발언하자 곧바로 협공에 나선 모양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성남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전국적 정책이 됐고, 문재인정부의 공약이자 역점시책 사업의 하나로 영세중소상공인의 매출지원을 통해 골목과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며 "지역화폐는 타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과 중소상공인 매출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공룡으로부터 지역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 두 가지가 있다"고 글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가 국책 연구기관을 상대로 연일 때리기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7일 SNS에 "토론은 항상 권장 돼야하지만 (조세연 건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너무 했다"며 "국책연구기관의 리포트가 마음에 안 들 수 있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조사와 문책'을 통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세연은 실무진들이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를 만들었지만 최근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대권주자와 집권 여당의 공격이 통한 셈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가 입맛에 맞지 않다고 국책연구기관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민주주의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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