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통장 방지법' 나왔다…"CMA에 제휴사 명칭 앞세우면 안 돼"

입력 2020-09-18 13:11   수정 2020-09-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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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증권회사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 등 다른 회사와 제휴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을 출시할 경우 제휴사 상품으로 오해될 수 있는 명칭 사용이 금지된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지난 6월 출시한 ‘네이버통장’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CMA 업무관련 모범규준’을 개정안을 마련했다. 증권사가 CMA 제휴상품을 광고할 경우 제휴사의 금융상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명칭 및 표현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네이버통장 재발 방지 대책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6월8일 처음 선보인 네이버통장은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대우의 CMA 상품이다. 연 3% 기본수익률에 네이버가 제공하는 쇼핑 및 페이(간편결제) 서비스 등과 연계하면 최고 9%까지 포인트 적립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까지 가입 계좌 수가 40만개를 돌파했다.

네이버통장 출시 직후 은행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T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이름으로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CMA 상품을 내놓으면서 ‘통장’ 명칭을 쓴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원금 손실 걱정이 없는 은행 통장인 것처럼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에 명칭 변경을 권고했다.

결국 네이버는 7월 초 상품명을 ‘미래에셋대우CMA네이버통장’으로 바꿨다. 감독당국 요구에 따라 금투협은 가이드라인인 CMA 모범규준에 이런 부분을 반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두고 향후 테크핀(기술금융) 시장 공략을 위한 금융회사와 플랫폼 기업 간 협업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전통적인 금융업에서는 생각지 못한 여러 아이디어를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며 “당국과 협회가 업권이라는 작은 테두리에 갇혀 큰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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