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콤파스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북부 해상 '천개의 섬' 군도를 관할하는 현지 경찰은 17일 오후 과적 선박으로 보이는 현지 어선(KM Starindo Jaya Maju VI)을 멈춰 세웠다.
경찰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선원을 너무 많이 태우면 안 된다"며 선원 명부를 요구했다. 명부엔 43명의 선원을 태운 것으로 나와있었지만, 실제 인원은 이보다 모자란 점을 알아챈 경찰은 선장을 추궁했다.
결국 선장은 "선원 5명의 시신을 냉동고에 보관 중"이라고 실토했다. 경찰은 냉동고에서 5명의 시신을 찾아낸 뒤 부검을 위해 경찰 병원으로 이송했다. 숨진 선원들은 19∼27세 인도네시아인 남성들이었다.
선장은 "두 달 동안 항해 중이었고, 자카르타 북부 무아라 바루항을 통해 시신을 육지로 옮길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아직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찰은 선원들이 '혼합 술 파티'를 열었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선장과 나머지 선원들은 "이달 3일 두 달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뻐한 일부 선원들이 술 파티를 열었다가 숨졌다"고 진술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폭력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숨진 선원들이 무슨 술을 마셨는지 수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끔 저급 화학물질을 섞어 값싸게 만든 '밀주'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22일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군에선 20명의 10대 청소년들이 밀주를 나눠 마신 뒤 5명이 숨졌다.
숨진 청소년들은 밀주에 변성알코올과 모기퇴치제를 추가로 섞어 마셨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인도네시아 선원협회 등은 시신으로 발견된 선원 5명이 가짜 술을 마신 건지, 폭력행위를 당한 것인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에선 수차례 중국 어선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학대치사 사건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8일엔 인도네시아 해경이 제보를 받고, 리아우 제도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중국 어선 두 척을 나포했다. 이 배의 냉동고에선 인도네시아인 선원 1명의 시신이 나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