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민주당 주류세력인 ‘친문(친문재인)’이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친문 의원이 하나둘씩 이 대표와 이 지사 쪽으로 움직이면서 향후 이들의 행보를 놓고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7일엔 “지역 화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 화폐의 실효성을 놓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친노·친문 세력은 그동안 이 지사의 차기 대권 가능성에 은근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기소됐을 당시 이 지사를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며 이 지사를 지킨 것도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친노 좌장인 동시에 친문으로 분류된다. 한 친노계 의원은 “민주당의 다음 대권 주자는 우리 색을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선명성 있는 인물이 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에는 이 지사만큼 선명한 인물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으로 입성한 양향자 의원과 부산·경남(PK) 지역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당선 전부터 물밑에서 이 대표를 도와온 친문이다.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3선의 박광온 사무총장도 일찍부터 이 대표의 당선을 도왔다.
대표가 된 뒤에는 3선의 홍익표 의원을 민주연구원장으로 영입했고 수석사무부총장에 재선의 권칠승 의원을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친문으로 분류된다. 친문 인사들이 속속 이 대표 측에 서면서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표의 약점으로 손꼽혀온 ‘세 부족’을 친문 흡수로 해소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 민주당 극렬 지지층 사이에 선호가 높지만 상대적으로는 친문 의원들과의 접점이 많지 않았다”며 “일부 친문이 이 대표 쪽으로 이동했지만 친문 세력이 오롯이 이 대표 쪽으로 이동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친문의 시선은 오히려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오는 11월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을 기점으로 친문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친문 적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 지사가 재판에서만 자유로워지면 본격적으로 세력을 불려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불투명하니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이 전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에 대해 “재판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눈여겨봐야 할 주자”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김 지사 재판 전에라도 특정인에 대한 대세론이 확고해지면 친문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사람이 누구인가보다는 대세가 누구인가에 따라 움직인다”며 “‘문빠’(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 체제가 굳어지든, 최근 지지율이 오른 이 지사가 당내에서도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든,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떠오르든 친문은 대세가 형성되는 곳으로 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이재명 지원사격 나선 ‘친노·친문’
친문이자 ‘친노(친노무현)’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태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와 정책조정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이 지사에게 힘을 싣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한 정상 간 합의의 구속력 있는 실천을 위해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을 야당과의 합의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 지사가 그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에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 비준을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 지 하루 만이다.김 원내대표는 17일엔 “지역 화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 화폐의 실효성을 놓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친노·친문 세력은 그동안 이 지사의 차기 대권 가능성에 은근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기소됐을 당시 이 지사를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며 이 지사를 지킨 것도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친노 좌장인 동시에 친문으로 분류된다. 한 친노계 의원은 “민주당의 다음 대권 주자는 우리 색을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선명성 있는 인물이 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에는 이 지사만큼 선명한 인물이 없다”고 했다.
이낙연도 친문 구애
이 대표는 세력 확장을 위해 친문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낙연 대세론’에 탑승해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친문 의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당선 후 당직 임명권을 앞세워 친문 인사를 지도부에 대거 영입했다.이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으로 입성한 양향자 의원과 부산·경남(PK) 지역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당선 전부터 물밑에서 이 대표를 도와온 친문이다.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3선의 박광온 사무총장도 일찍부터 이 대표의 당선을 도왔다.
대표가 된 뒤에는 3선의 홍익표 의원을 민주연구원장으로 영입했고 수석사무부총장에 재선의 권칠승 의원을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친문으로 분류된다. 친문 인사들이 속속 이 대표 측에 서면서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표의 약점으로 손꼽혀온 ‘세 부족’을 친문 흡수로 해소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 민주당 극렬 지지층 사이에 선호가 높지만 상대적으로는 친문 의원들과의 접점이 많지 않았다”며 “일부 친문이 이 대표 쪽으로 이동했지만 친문 세력이 오롯이 이 대표 쪽으로 이동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친문은 대세에 탑승할 것”
양강구도를 형성한 이 대표와 이 지사 쪽으로 일부 친문 의원이 이동했지만 여전히 대부분 친문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대권으로 직행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한계가 많다는 판단에서다.친문의 시선은 오히려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오는 11월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을 기점으로 친문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친문 적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 지사가 재판에서만 자유로워지면 본격적으로 세력을 불려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불투명하니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이 전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에 대해 “재판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눈여겨봐야 할 주자”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김 지사 재판 전에라도 특정인에 대한 대세론이 확고해지면 친문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사람이 누구인가보다는 대세가 누구인가에 따라 움직인다”며 “‘문빠’(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 체제가 굳어지든, 최근 지지율이 오른 이 지사가 당내에서도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든,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떠오르든 친문은 대세가 형성되는 곳으로 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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