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사진)이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대전과 세종의 통합을 제안하고 나섰다. 민선 7기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열심히 달려온 허 시장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공동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과 세종은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운명공동체”라며 “이를 위해 대전-세종의 통합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시장에게 대전-세종 통합과 대전형 뉴딜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인데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행정수도 완성의 당위성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움직임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청와대, 국회 이전 등 실질적인 새로운 행정수도 건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전 세종 충청권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 함께 노력해 나아가야 될 사안입니다. 논의 수준이 아니라 관철돼야 하는 사안이고 그렇게 되도록 대전시의 모든 정치적 역량을 다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대전과 세종의 통합을 제안했는데요.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이룩하려고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했던 사업입니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는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이 세종시로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세종이 행정수도로 온전한 기능을 다하고 국제사회에서 그 역할을 다하려면 대전과 세종이 하나로 묶여야 온전하게 자족적인 도시기능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동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과 세종은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행정까지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는 건가요.
“대구와 경북처럼 두 지방자치단체 간에 어느 정도 공감을 갖고 합의를 통해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가 있는가 하면, 여러 번 시도에도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전과 세종은 지금부터 그런 합의과정을 시작해보자는 제안입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대전과 세종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하고 나아가 경제적인 통합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교통이나 물류 등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해야겠지만 먼 미래를 볼 때는 행정의 통합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세종 통합 제안에 세종시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입니다.
“지금 바로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며, 논의를 시작해야 될 시점이라는 뜻을 전달한 것입니다. 정치권 주변에서 비전에는 공감을 하지만, 행정적 통합에 대한 문제는 예민하고 시간과 노력, 지역 당사자인 시민들의 여론이 같이 담아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해 대전과 세종이 앞으로 중부권 중추도시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조건, 효과 등에 대한 분석, 법적·제도적 점검 등의 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여러 논의를 거치면서 공론을 만들어 가는 자리도 가져야 될 것입니다.”
▷대전형 뉴딜사업도 궁금합니다.
“대전은 과학기술 자원 집약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4차산업혁명특별시입니다. 대전의 정체성은 대한민국의 디지털·그린 대전환 코드와 정확히 일치하기도 합니다. 시는 스마트 그린 도시 완성을 목표로 2025년까지 총 13조원을 투자해 13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입니다. 대덕특구를 한국판 뉴딜의 메카로 혁신해 △바이오산업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소재·부품·장비 등의 세 가지 주력산업을 집중 육성하겠습니다.”
▷대전-세종통합, 대전형 뉴딜 사업으로 대전시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맞춰 기존 사업 53개를 재구성하고, 신규 사업 47개를 연계·발굴해 총 100대 과제를 추진해 나가겠습다. 대덕특구를 한국판 뉴딜의 메카로 혁신함과 동시에 규제자유특구와 연계한 지역특화형 미래산업 육성, 스마트 그린시티 선도모델 창출, 대전 혁신도시, 균형발전 뉴딜의 거점화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