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데이 하루 앞두고…머스크 "LG화학 배터리 더 살 것"

입력 2020-09-22 10:41   수정 2020-09-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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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배터리 업계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3일 새벽 5시30분 열리는 미국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판도를 바꿀만한 내용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데이를 하루 앞둔 22일 트위터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우리가 발표할 내용은 장기적으로 사이버 트럭이나 로드스터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배터리를 2022년까지 대량 생산한다는 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는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배터리 파트너사들로부터 배터리 셀 구매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파트너사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배터리에 과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022년엔 심각한 공급 부족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작년 배터리업체 맥스웰 테크놀로지스와 하이바 시스템즈를 인수하며 배터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냈다.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 배터리 셀 시험 생산라인을 만들고 비밀 프로젝트 '로드러너'를 추진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곧 자체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번 배터리데이는 테슬라의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배터리 양산 시점을 사실상 2022년 이후로 선언하면서 이를 일축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머스크의 깜짝 메시지가 전략적 판단 아래 나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내재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커져있는 상황에서 배터리데이 당일 이를 부인하는 발표를 했다면 시장의 충격이 훨씬 컷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에는 테슬라가 전기차 100만대 이상을 판매할텐데 당장 자체양산을 시작하더라도 이를 맞출수 없을 것"이라며 "배터리업체들과 협력을 늘리는 것이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배터리데이는 신기술 발표의 장이될 것이란 분석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사용 수명을 늘리고 단가는 낮춘 배터리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 절감이 필수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단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발트나 니켈 비중을 낮추거나 다른 물질로 대체한 신기술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주력인 'LFP(인산철) 배터리'와 관련한 신기술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지만 아직 학계 발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 기술을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소재 '나노 와이어' 기술을 공개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금속을 비롯한 양극 또는 음극 재료를 단면의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으로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가장 우려했던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배터리 데이를 관전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오히려 추가 수주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해 오전 주식시장에서 LG화학은 3%대 상승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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