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무료접종 직전 중단…백신 품질 이상 발견시 '초비상'

입력 2020-09-22 11:19   수정 2020-09-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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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부터 13~18세와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일시 중단됐다.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고 말했다.

정은경 청장은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상의 문제 즉, 냉장 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된 것으로 제조상의 문제 또는 제조사의 백신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조달계약을 통해 1259만 도즈(1회 접종분) 정도를 도매상을 거쳐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면서 "약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된 상황이나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에 대한 최종 품질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와 국내 백신 제조업계는 연내 백신 추가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정은경 청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올해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 공급량이나 무료 접종량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500만명분을 추가 생산했다"며 "물리적으로 추가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백신 제조업체들 역시 "독감 백신 생산 일정과 해외 수출 물량 준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밝힌 국내 독감 백신 공급량은 2950만명분이다. 전 국민 인구로 따지면 57%에 해당한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무료 접종은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와 청소년, 임산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추가 생산이 가능해도 독감 유행시기에 맞춰 접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백신 효과가 접종 2주 뒤부터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내에는 접종을 마치는 게 바람직하다. 정은경 청장은 "백신을 생산하는 데도 3·4개월 또는 5·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식약처가 독감 백신의 제품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해당 백신은 예정대로 각 의료기관에 순차 공급된다. 예방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는 있겠지만 백신 물량 공급 자체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식약처가 백신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당 백신들은 전량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기존 백신 물량에 더해 추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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