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이오기업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600억원을 조달한다. 올해 진단키트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어 어려움 없이 투자수요를 모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기업의 신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EDGC는 다음달 중반 600억원어치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B+’로 평가받고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CB 만기와 금리, 주식 전환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정 짓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EDGC는 이원의료재단과 미국 다이애그노믹스가 2013년 합작해 세운 바이오업체로 임신부의 혈액을 검사해 태아의 유전자 이상 여부를 밝히는 비침습 산전진단검사(NIPT)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2018년 6월 상장했다. 한국콜마(지분율 6.68%)와 김준일 전 락앤락 회장(2.76%)이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투자하고 있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엔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한동안 공모가(6500원)를 밑돌았지만 올해 코로나19 진단키트주로 눈도장을 찍으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국내 증시가 최저점을 찍은 지난 3월19일(7640원) 이후 6개월여간 100%가량 뛰었다. 계열사인 솔젠트의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국가에서 판매승인을 얻은 것이 기폭제가 됐다. EDGC는 지난달 솔젠트 지분 17.03%를 들고 있던 자회사 EDGC헬스케어와 합병해 솔젠트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양호한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EDGC가 무난히 CB 투자수요를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한 지난 6개월 간 주식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쏠쏠한 시세 차익을 거둔 CB 투자 성공 사례가 잇따른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CB 발행으로 잠재적 매도물량이 늘어난 점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이은 권리 행사로 신주가 발행되면 그만큼 유통물량이 늘어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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