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금융 스타트업 로빈후드가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로빈후드의 온라인 주식 거래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이 늘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6억6000만달러(약 768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에 따라 로빈후드 기업 가치는 117억달러(약 13조6130억원)으로 급등했다. 로빈후드는 투자업체가 어느 곳인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신규 투자자와 기존 투자자가 섞여 있다”라고만 발표했다.
이번 투자금 조달은 로빈후드가 지난달 발표한 시리즈G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시리즈G란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기초자본(시드)를 확보해 사업을 구체화한 이래 8~9번째로 벌이는 자금 유치 라운드를 뜻한다. 당시 로빈후드는 미국 투자기업 D1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투자금 2억달러(약 2330억원)를 받았다.
로빈후드는 최근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들어서만 투자금 14억달러(약 1조 63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지난 7월 말 86억달러(약 10조160억원)로 추산됐던 기업가치는 지난달 112억달러(약 13조450억원), 이달 117억달러로 뛰었다.
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 중인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전략으로 올들어 이용자를 크게 늘렸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중심이다. 1300만 명에 달하는 로빈후드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31세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권시장이 휘청인 이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로빈후드를 이용해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신규 이용자가 확 늘었다.
CNBC는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분기 로빈후드가 성사시킨 주식 거래량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일평균 거래량은 431만계약으로 지난 1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로빈후드는 개인 주식투자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제3의 기관인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에게서 수익을 내고 있다. 초단타 전문 금융기업인 시타델증권, 버투파이낸셜 등에 이용자의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권리를 팔고, 거래가 성사된 경우 수수료를 받는 '주문 흐름 결제' 방식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공급해주면 기업대 기업(B2B) 형식으로 수익을 내는 셈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로빈후드가 지난 2분기에 거둔 이익은 1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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