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온다, 한주라도 받아보자"…역대급 뭉칫돈 몰려든다

입력 2020-09-24 13:42   수정 2020-09-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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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다시 60조원을 넘어섰고, 은행은 대출을 받아 공모주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하반기 대어 빅히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이날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빅히트는 이번 상장을 위해 총 713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 예상 범위는 10만5000~13만5000원이다. 이를 토대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4조8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3대 기획사인 JYP YG SM의 전날 기준 합산 시총 3조2164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공모가 확정 이후 내달 5∼6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어 10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산한 빅히트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회사마다 편차가 크다. 하나금융투자 14조원, 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 10조원, 하이투자증권 7조2745억원, KTB투자증권 4조7000억∼7조2000억원 등이다.
빅히트 청약 기대감…증권사 CMA 잔고 다시 60조원대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CMA 잔고는 지난 22일 기준 62조6900억원으로, 6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올해 초인 51조8000억원보다 2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IPO 열풍을 이끈 SK바이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이 진행되기 하루 전 증권가 CMA 잔고는 57조원 수준까지 치솟았고,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에는 사상 최초로 CMA 잔고가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빅히트 청약 기대감이 CMA 잔고를 더 끌어올린 것이다.

해당 자금의 상당수가 이번 공모주 청약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이 세운 기록을 단 번에 갈아치웠는데, 빅히트 역시 카카오게임즈 역대 최대 증거금(58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률은 1524대 1을 기록했다.

대출로 공모株 투자 늘자…은행들도 '숟가락' 얹네
SK바이오팜이 대박을 치면서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를 받기 위해 돈을 싹싹 긁어서 왔다.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최대로 받아 공모주 청약 증거금에 모두 밀어 넣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게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 폭이다.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의 잔액이 251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7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은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한다는 것에 착안해 공모주 청약과 관련한 대출 이벤트를 내놓았다.

케이뱅크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고객 1만명에게 빅히트 일반 투자자 청약증거금을 최대 4500만원까지 대출해 주고 이자를 현금 형태로 되돌려주는 이벤트를 한다. 해당 자금은 빅히트 공모주 청약에만 사용할 수 있고 고객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액은 제한된다.이벤트는 빅히트 일반 투자자 청약 이틀 전인 내달 3일까지 케이뱅크 앱에서 응모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벤트가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1억을 집어넣으면 5주를 받았는데, 4500만원이라면 단순 계산으로 2주도 받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만약 빅히트가 앞서 대박을 친 카카오게임즈보다 더 흥행하면 되려 한 주도 받지 못할 수 있다. '땅 짚고 이자놀이'를 하겠다는 의도로 밖엔 해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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