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아시아증시 중 가장 많이 빠진 이유는

입력 2020-09-24 15:53   수정 2020-09-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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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220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800초반대까지 밀렸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조정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들어 상승폭이 컸고, 조정을 덜 받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아시아증시 가운데서도 가장 강했다. 특히 긴 연휴인 추석을 앞두고 리스크 회피 차원의 매도 물량도 더해졌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는 24일 2.60% 떨어진 2272.5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하루만에 3.66% 떨어지면 2300선이 깨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4.32% 떨어진 806.98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3월 23일(5.13%)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각각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상승세를 나타낸 건 SK하이닉스(0.84%)가 유일했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 코스피지수 낙폭이 가장 컸다. 니케이225, 항셍, 상해종합 등 아시아증시가 1% 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가 2.54% 떨어지며 한국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코스피지수와 더불어 아시아증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가장 빠르게 회복한 지수로 꼽힌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국 증시가 9월 들어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받는 와중에도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조정을 덜받았다"며 "그동안 계속 올랐던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인 만큼 2100후반대까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에서 조정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은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바이오와 배터리주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4.54%), 셀트리온(-6.02%), 셀트리온헬스케어(-5.44%), 에이치엘비(-5.32%), 알테오젠(-8.39%) 등 바이오주들 조정폭이 컸다. 삼성SDI(-6.07%), SK이노베이션(-6.42%), 일진머티리얼즈(-8.20%), 에코프로비엠(-9.49%), 천보(-11.13%) 등 2차전지주도 크게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정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 흐름과 미국발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불발 우려가 커서다.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정책 카드들이 점차 소진돼가고 있다'며 "미국 대선 전까지 추가부양책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변 센터장은 "추석처럼 긴 연휴를 앞두고서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리 빼두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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