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에게 시간제한을 두고 싶다"라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작은 평수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코로나19 때문인지 매장 안에서 잠시 음료를 먹고 가는 손님이 많지는 않다. 대신 '카공족'이 늘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A씨는 "매장에 2인석 좌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4인석에 자리를 잡더라. 테이블 하나에는 노트북을 두고, 다른 하나에는 공부할 책과 노트 등 이것 저것 올려놓는다"면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해서 적어도 3시간 이상 앉아있다 간다"고 전했다.
이런 탓에 '카공족'은 어느새 고민거리가 되었다는 A씨. 그는 "2인 이상 손님들이 왔다가 '카공족'으로 인해 4인석 자리가 없어 그냥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처음엔 좋게 생각하려 했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이젠 '카공족'들이 싫어졌다"고 호소했다. '노카공족'을 하고 싶지만 이 또한 작은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탓에 쉽지 않다고 했다.
한참의 고민 끝에 A씨가 강구해낸 방법은 '카공족 시간제한'. A씨는 "매장 입구에 안내문구를 만들어 붙일까 생각 중이다. 스터디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 2인석을 사용해달라거나 장시간 이용자는 3시간 후 추가주문을 해달라고 적고 싶은데 이 또한 너무 각박하게 느낄까 봐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좌석에 있는 콘센트 다 막아버리세요", "양심껏 사람들이 몰려 오면 4인석 자리를 비켜줘야지", "4인석에는 예약석 표시를 해두는 게 어떨까", "아니면 창가 족 1인석을 '카공석'으로 따로 만들어 보시길", "혼자 갔는데 4인석 앉아서 음료 하나 시키는 건 너무 매너 없다", "평수가 넓은 카페도 아니고 작은 공간이라면 더더욱 배려해야지", "차라리 스터디 카페를 가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이 대학생 5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나 공부할 때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 1위는 카페(42.5%)였다.
특히 응답자 10명 중 4명(41%)은 스스로를 '카공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카페를 공부 장소로 선호하는 이유로 '학교나 도서관과 달리 답답하지 않고 마음이 편하다(46.1%)', '적당한 소음으로 오히려 집중이 잘된다(40.6%)', '공부 중에 간식을 편히 먹을 수 있다(39.3%)'는 점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카공족'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성인남녀 361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휴식 이외의 목적으로 들른 카페가 공부 혹은 업무하는 사람들로 북적여 발길을 돌린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65%가 '있다'고 답했다.
'카공족'에 대한 인식 관련 질문에는 '그냥 손님들 중 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중립적인 의견을 낸 응답자가 40%였고,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을 낸 이들은 각각 30%, 29%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첨예한 시각 차이를 보였다.
먼저 긍적적으로 답한 응답자들은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니 상관 없다(25%)', '쉬러 나온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멋져보인다(5%)'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들은 '값싼 커피 한 잔에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여 카페의 수익성을 저해한다(20%)', '편히 대화하기가 괜히 눈치보인다(9%)'라고 반응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