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사립 수련병원들이 25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 기회를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5개 단체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당장 내년에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리 의료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이같이 요청했다.
이들은 "내년에 인턴이 배출되지 않으면 주 80시간 일하는 전공의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초래할 것이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인원 탓에 응급환자가 많은 외과 등 비인기과 전공의 모집은 더욱 어려워지고 의료 취약지역과 군대의 의무 영역에 매우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도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지쳐 있고 적지 않은 환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우선되는 가치는 없다. 공정성과 형평성도 중요하나 이를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유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 단체는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우리 학생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달라"며 "아픔을 딛고 잘 성장해 내일의 코로나 전사로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해주시고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도 호소문을 내고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치르지 못함으로써 발생할 진료공백 사태는 저희 원로 의학자이자 의료인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며 "정부가 의대생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지지해 달라"고 했다.
전날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전국 40개 의대·의전원 본과 4학년은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57만명 이상 동의하는 등 반대 여론이 높아 정부도 이들의 시험 재접수 길을 쉽게 열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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