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아라"…中 전기차 스타트업 大戰

입력 2020-09-25 16:50   수정 2020-09-2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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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미래차 굴기’를 향한 파상 공세에 나섰다. 줄줄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웨이스와 WM모터는 최근 중국 증시 상장 검토 작업을 시작했다. 니오와 샤오펑, 리샹자동차 등은 이미 미국 증시에서 투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세 업체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479억달러에 달한다. 제너럴모터스(GM·416억달러), 포드자동차(26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중국 스타트업들의 전기차 대전(大戰)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가파른 성장세
푸치앙 아이웨이스 공동창립자는 2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니오와 샤오펑, 리샹 등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한 경쟁사들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우리는 중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웨이스는 2017년 상하이에 설립된 신생 업체다. 본격적으로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역사는 짧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아이웨이스의 첫 양산 차량인 U5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세 달간 1400대가량 판매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인 시기였음에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6월엔 유럽 수출도 시작했다. 푸 공동창립자는 “1년 안에 중국 1만 대, 유럽 3000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웨이스 경쟁사인 WM모터는 중국 상하이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커촹반은 ‘중국판 상하이 나스닥’으로 중국 정부가 기술기업 상장을 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거래소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자국 증시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WM모터는 최근 중국 국유 투자사들과 상하이자동차(SAIC) 등으로부터 15억달러를 추가 차입하는 등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 왕국’ 미국도 긴장
미 증시에선 니오와 리샹, 샤오펑 등이 경쟁하고 있다. 니오와 리샹은 지난달 전기차 판매 대수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리샹은 2711대, 니오는 396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니오는 이달 차량 인도 5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샤오펑은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 IPO를 통해 15억달러(약 1조7800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인기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경쟁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에서만 7만3658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테슬라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럽에 밀렸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자동차연구센터 관계자는 “올 상반기 테슬라가 상하이 메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자동차만 5만 대에 달했다”며 “중국은 올해 말께 다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중국 정부는 올해 폐지하려던 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선전과 상하이, 톈진, 광둥성 등 지방정부는 세금 감면, 인프라 확충 등 보조금 지원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미국에선 전기차산업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중국은 단순히 전기차 회사만 많은 게 아니다”며 “전기차 배터리 원료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 자동차 조립, 판매까지 전기차와 관련한 공급망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120만 대인 반면 미국은 32만 대에 불과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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