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넥타이 부대…정장 매출 20% 이상 '뚝'

입력 2020-09-27 17:18   수정 2020-09-28 00: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자 ‘넥타이 부대’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근무 복장 자율화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 넥타이를 비롯한 남성 정장 수요가 매년 감소해왔지만 올해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2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넥타이 매출은 25.4%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18.8%)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넥타이 매출은 2017년 8.1%, 2018년 8.5% 감소하는 등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넥타이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매장은 사라진 지 꽤 오래됐다”며 “일부 셔츠 매장에서 넥타이를 함께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넥타이를 포함한 남성 정장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출퇴근용 정장 수요가 감소한 데다 결혼식도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채용시장마저 얼어붙어 면접용 정장을 찾는 수요도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정장과 셔츠 상품군 매출은 올 들어 28%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서울 영등포점을 재단장하면서 정장과 셔츠 매장을 20%가량 줄였다. 자체상표(PB) 셔츠 브랜드인 ‘헤르본’도 출시 14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현대백화점의 전국 15개 지점에 입점한 남성 정장 매장은 2018년 80개에서 올해 상반기 67개로 줄었다. 매출 감소폭도 2018년 -2.1%에서 올해 -17.1%로 확대됐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남성복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582억원이었다. 2011년 6조8668억원에서 41%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사라지는 남성 정장 매장 자리엔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 럭셔리 남성층에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오드’가 입점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톰딕슨 카페 더 마티니’ 국내 1호점도 들어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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