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등 각종 기계 관련 업체 2800여 개가 모여 있는 창원 국가산업단지가 첨단 친환경 제조업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정부가 전국 47개 국가산업단지를 스마트·친환경 제조공장으로 전환하는 ‘스마트그린 산단’ 조성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지정된 이후 첨단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스마트그린 산단 조성 사업은 디지털 기반의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고(高)효율·저(低)오염 등 첨단 친환경 제조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데이터 연결·공유를 통해 산업단지를 제조혁신의 거점으로 재편하기 위한 스마트 산단 조성 사업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그린 혁신을 접목한 형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25년까지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만3000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천 남동 산단에는 소재부품 업종이 많은 특성을 활용해 기술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능을 지원하는 ‘소재부품실증화센터’가 들어설 계획이다. ICT를 적용한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도 구축된다.
경기 반월·시화 산단엔 디지털 제조혁신을 위한 ‘혁신 데이터센터’가 마련된다. 시흥 전기차 제조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사업도 추진될 전망이다. 경북 구미 산단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산업 환경안전 통합관제센터’가 설치돼 각종 유해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대비한다. 창원 산단엔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약 10만 개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 고용의 최대 거점이자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통한 경기 회복의 요지”라며 “스마트그린 산단 조성 사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률 한국전기연구원 디지털에너지시스템 연구센터장은 “선진기업들이 RE100 캠페인을 들고 나오는 데엔 궁극적으로 기술적인 장벽이나 무역장벽을 세우고 헤게모니를 쥐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수출 주도 국가인 한국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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