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영상·유전자·뇌척수액 데이터 등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만 있을 뿐 현재까지 개발된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단백질로는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일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을 표적으로 개발된 신약들이 잇따라 치료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치료 타깃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414명의 알츠하이머 스펙트럼 환자를 대상으로 620만개의 단일염기 다형성 분석(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유전 인자를 찾아냈다.
미국과 캐나다의 63개 연구기관으로부터 얻은 경도인지장애 관련 자료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로부터 얻은 뇌 영상·유전자·뇌척수액 데이터도 활용했다.
연구팀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분석을 통해 이 새로운 유전자가 두정엽과 후두엽의 뇌 위축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기존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에 의한 뇌 위축 패턴과는 달랐다. 생물 정보학 분석 결과 해당 유전 인자는 항산화 효소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로 나타났다.
제1 저자인 김항래 박사는 "항산화 조절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치료 타깃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며 "이 유전인자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항산화 치료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지난 16일 자에 게재됐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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