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M&A에 전격적으로 참여한다.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대형 PEF운용사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그룹 등 매각 측에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다.
이날 오후 2시 마감한 예비입찰엔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리이빗에쿼티(PE)를 비롯한 대형 PEF들도 참여했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와 유사한 사업을 꾸리는 현대건설기계를 인수 주체로 내세울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옛 삼성중공업 건설기계사업부)와 함께 굴삭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예비입찰 이전부터 주요 PEF운용사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지만, 경영권 향방 등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PEF업계에선 KDB인베스트먼트가 경영 참여 대신 재무적투자자 역할을 맡기로 합의하면서 컨소시엄 구성이 이뤄졌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MBK파트너스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8조원 규모 5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마무리지은 만큼 실탄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대기업의 특정 사업부를 떼어 인수하는 카브아웃 거래에 특화된 글랜우드PE도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선 이미 현대중공업이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온 상황에서 재무적투자자(FI)까지 합세해 인수 구도가 기운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PEF 사이에선 "두산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산업은행 측이 현대중공업을 지원 사격 하는 꼴"이란 볼맨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형 PEF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전량(35.87%)이다. 예상 매각가는 약 8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FI들과의 소송전 문제에 대해 '패소하면 책임지겠다'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 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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