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는 항체에 화학합성 약물을 붙인 물질이다. ADC는 항체를 통해 선택적으로 암세포와 결합하고, 약물의 항암효과는 암세포에서만 나타낸다. 항체의 선택성과 합성의약품의 항암 효과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항암제다.
선민정 연구원은 “최근 길리어드가 ADC 기술을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3조 7400억원)에 인수하고 머크가 시애틀제네틱스와 42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며 “ADC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ADC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9년 26억 달러에서 2026년 171억 달러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애드세트리스와 케사일라의 매출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시판허가를 받은 7개 제품에 대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현재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물질이 출시되면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레고켐이 2015년 중국의 포선제약에 기술이전한 ‘HER2-ADC’ 물질은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레고켐 ADC 기술의 임상적 유효성이 판별될 수 있다.
선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은 항체와 약물을 특정 부위에만 결합할 수 있게 해 순도 높은 단일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며 “혈중 안정적인 링커 기술로 부작용을 감소시킨 데다, 독자적인 신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해 안전성과 암세포 살상 능력이 우수한 기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물질이다.
레고켐이 개발한 신규 기전의 약물은 ‘PBD prodrug’이다. 혈중이나 정상세포 내에서는 비활성화 상태를 유지한다.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기전을 가졌다. 암세포 안에서는 화합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PBD 약물이 활성화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다.
선 연구원은 “레고켐의 ADC 링커 기술이 뛰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화학합성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레고켐은 약물 유사성을 가진 구조(스캐폴드)를 활용한 신약발굴 기술 ‘LegoChemistry’로 20여종의 고유 스캐폴드를 확보했다”고 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존 5년 이상 걸린 후보물질 발굴기간을 3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레고켐은 항생제와 항응혈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5개의 후보물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연구원은 “레고켐의 ADC 기술이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고 향후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ADC 기술 보유 기업 중 가장 업사이드가 크다”며 “전체 증시 조정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를 고려해야 할 기업”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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