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검사로 일하고 있는 양중진 춘천지검 강릉지청장(52, 사법연수원 29기, 사진) 이 쓴《검사의 대화법》에 나오는 대목이다. 보통 ‘검사’라 하면 특수하거나 은밀한 일을 하는, 일반인과는 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검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검사도 결국 사건 관련자나 동료, 선후배 등 수많은 사람을 마주하며 말과 말을 지치도록 주고 받는 직장인이다. 이 책에선 검사의 사회생활과 삶을 소탈하게 담아내며 그 속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을 통해 짚어나간다.
저자 양중진은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2000년 검사가 됐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법무담당관, 법무부 부대변인,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 대검찰청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수원지검 부부장 등을 거쳤다.
저자는 말로써 참여하는 것만이 대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표정, 몸짓, 목소리, 눈빛, 냄새나 음식, 분위기, 심지어 침묵 속에도 마음과 뜻이 담겨 있다. “대화란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이라는 오감에 생각하는 힘인 육감까지 더해져야 비로소 온전히 완성된다”고 말한다.
책 중간 중간 직장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파란만장한 검사 생활을 거치며 터득한 사회생활과 처세의 팁까지 함께 담았다. 악성 민원인과의 대화, 선후배들과의 조화,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위트 넘치는 에세이로 구성됐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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