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씩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는 대학생 최혜영(20)씨는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앱) 때문에 번번이 짜증이 났다. 앱이 먹통이 되거나 로그인이 풀리는 등 오류가 잦아서다. 겨우 예약을 하고 대여장소로 가면 이미 누군가 먼저 자전거를 빌리고 난 후다. 최 씨는 “세 번 중에 한 번은 허탕을 친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 공식앱의 유지·관리가 허술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따릉이 이용자는 점점 늘어나는데 앱의 편의성은 떨어져 오히려 비공식 민간앱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따릉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앱을 통한 회원가입, 이용권 구매, 대여 정류소 선택, 대여요청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앱이 말썽을 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서울시는 올해 따릉이 유지·관리에만 345억원을 썼다. 서울시설공단은 따릉이 앱 운영 비용으로 지난 3년간 4억3000여만원을 투입했다.
따릉이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친(親)시민적 교통·여가 수단이다. 서울시는 따로 공공자전거 전담 부서를 만들 만큼 따릉이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면서 이용자도 느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8월 따릉이 대여 건수는 1481만503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213만4824건)보다 약 22% 늘었다.
그런데도 따릉이를 이용하기 위한 앱은 제대로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앱스토어에서 따릉이 공식앱의 평점은 1.5점(5점 만점)에 그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1.7점에 불과하다. 이용자 리뷰를 봐도 “정책은 좋은데 앱이 부끄럽다” “시대에 뒤떨어 지는 앱”이라는 평이 나온다.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민간 앱인 ‘따릉아부탁해’ ‘모두의 따릉이’ 등이 호평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간 앱으로는 QR형 ‘뉴따릉이’ 대여가 안돼 ‘울며 겨자먹기로 공식앱을 쓴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하려 노력하지만 이용자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앱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2019년 ‘서울시 공공앱 운영평가 실태점검 평과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공공앱 28개 중 25%(7개)가 폐기·개선권고를 받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공앱은 민간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드백이 느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민간앱 만큼 운영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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