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이 고공행진중이다. 한 달 가까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서민들이 넘볼 수 없는 가격대가 됐다. 삼겹살 마저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추석 명절에 일시적으로 완화된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한우 등심 1㎏ 소비자가격은 10만4188원이었다. 지난달 8일 9만9845원 이후 21일째 10만원대를 유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지난 6월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고, 주춤한 시기를 거쳐 다시 10만원대로 뛰어올랐다.
한우 1㎏ 소비자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고 지난 5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지난 6월3일 10만29원을 기록했다. 이후 10만원 선을 오르내리던 한우 소비자가격은 지난 8월31일 9만7411원까지 떨어졌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다시 오름세를 보이더니, 지난달 25일 역대 최고치인 10만4894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한우 등심 도매가격은 전날보다 1만1700원 오른 ㎏당 8만6541원으로 처음으로 8만원대가 됐다.
추석 대목인데다 코로나19로 선물수요나 늘어난 것도 한우 가격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김영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상향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품 선물 상한선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직접 고향에 찾아가지 못하게 된 수요도 구매에 가세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살펴보면 한우 등 정육 세트는 전년보다 36.6% 증가했다. 홍삼 등 건강 장르의 성장률(20.6%)을 뛰어 넘었다. 한우의 매출 비중 역시 22.6%로 건강(17.9%)과 4%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리고 있다. 작년까지만해도 건강식품 매출액은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한우값이 뛰면서 삼겹살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삼겹살 1㎏ 소비자가격은 2만4000원으로 열흘 연속 올랐다. 지난 8월19일 2만4229원 이후 한달여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문제는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이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돼지 1등급 도매가격(탕박)은 지난달 29일 4235원으로 지난 4월10일(4229원) 이후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가격대를 나타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5∼24일 판매된 추석 선물세트 중 축산물 매출액은 5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0% 증가했다고 밝혔다. 20만원 초과 선물세트 중 축산물 판매액 증가율은 68.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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