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효성' 밑그림 그리는 조현준…6000억 확보, 수소사업 키운다

입력 2020-10-04 17:20   수정 2020-10-0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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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사진)이 이끄는 효성그룹이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매각 및 자회사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확보한 6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수소와 데이터 산업 등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석유화학업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무장한 ‘뉴효성’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 조 회장의 구상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효성티앤에스는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을 선정했다. 효성티앤에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자동화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국내 ATM 교체 주기를 맞아 판매가 늘었고, 해외 사업도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설립 후 사상 최대인 9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효성 관계자는 “조만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인 (주)효성이 지분 54.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조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도 42.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효성은 지난달 금융계열사인 효성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ST리더스·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효성그룹은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 연말까지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한다. 효성은 이번 매각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4000억원대 초반의 실탄도 확보하게 된다.

효성은 이와 함께 미국 판매법인 HICO를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에 매각하고, 안양 공장 부지 일부도 효성중공업 자회사인 에브리쇼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효성이 자산 매각을 통해 6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께 효성티앤에스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효성은 추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효성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거 확보한 자금을 수소, 데이터 산업 등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수소 사업을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일찌감치 탄소섬유와 액화수소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시했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생산부터 수소충전소까지의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를 가동·운영하며, 효성화학은 화학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생산·판매한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 유일의 수소자동차 연료탱크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만든다. 효성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까지 뛰어들며 IT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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