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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불거진 독감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는 의약품의 적정온도 섭씨 2~8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서다. 의약품뿐 아니라 식료품 등의 유통 과정에서도 적정온도를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저온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이에스티(EST)의 ‘축랭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정온 유지·에너지 절약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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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설립된 EST는 기술협약을 맺고 독점 공급권을 확보한 뒤 2008년 축랭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PCM 축랭 시스템은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운송하는 냉동 탑차에 먼저 적용된 뒤 신선한 채소 등을 운반해야 하는 식자재 업체의 냉장 탑차로 확대됐다.
PCM 축랭 시스템은 원하는 온도를 오랜 시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일반 냉동·냉장 탑차는 자동차의 전력을 활용해 냉동고를 가동하기 때문에 시동을 끄면 냉동이나 냉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주차 중에도 시동을 켜야 원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매일 물건을 싣기 전 약 한 시간 동안 미리 냉각시켜야 해 공회전 시간이 길다.
이정근 EST 대표는 “PCM 냉동탑차는 자동차의 전력과 별도로 PCM 모듈을 가동하기 때문에 차량의 시동을 꺼도 정해놓은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차량을 운행할 때만 시동을 켜도 되기 때문에 공회전이 적어 탑차의 연비를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랭 창고 등 신시장 개척
EST는 냉동과 냉장 PCM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PCM 모듈을 처음 제작할 때 영하 4도, 영하 12도, 영하 21도 등 원하는 온도로 설정하면 된다. PCM 냉동탑차는 운송을 마친 뒤 심야 전기로 6~8시간 PCM 모듈을 축랭하면 다음날 제품을 운송할 때 약 8시간 동안 정해진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배송처 수십 군데에 들러 문을 여닫는다는 조건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문을 열지 않고 창고처럼 이용하면 36시간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대형마트 등 지하주차장으로 운송하는 곳에서 일반 냉동탑차는 시동을 끄기 때문에 냉장을 지속할 수 없지만 PCM 축랭탑차는 그 시간에도 냉장 혹은 냉동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풀무원이 먼저 PCM 축랭탑차를 도입했다. 이후 CJ제일제당, 육군본부, 청정원 등으로 납품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290억원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65억원이 축랭시스템 등 에너지 부문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1t 트럭 기준으로 탑차 설치 가격이 PCM 축랭시스템은 1200만~1400만원으로 일반 냉동탑차(700만 원)의 두 배 가격임에도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시장 개척을 위해 축랭 창고를 비롯해 PCM 물질 국산화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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