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전통적인 보험 영업조직의 구조를 바꾼 대표적 사례는 ‘사업가형 본부장’과 ‘영업 임원’ 제도다. 정규직만 가능했던 관리자(본부장) 자리에 학력, 나이, 성별, 경력 등에 상관없이 모든 설계사가 오를 수 있도록 했다. 본부장이 6개월 이상 일정 기준 이상의 목표를 달성했다면 영업 전문 임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열정과 능력이 있는 모든 설계사는 팀장, 지점장, 본부장을 거쳐 영업 전문 임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설계사 커리어의 한계를 폐지한 것”이라고 했다.
본부에서 단계별 매출 목표를 정해 내려보내면 현장에서는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던 ‘단순 목표 하달형 구조’도 뜯어고쳤다. 목표 대비 달성한 성과에 따라 보상하지 않고 건당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최저 실적 기준을 없애는 대신 설계사들이 실적을 채우는 수단으로 악용했던 ‘자기계약’은 차단했다. 정당한 성과를 보상함으로써 능동적인 영업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메리츠화재의 설명이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고객경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에서 말하는 고객은 설계사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초년생, 40~50대 재취업자, 경력단절 여성 등도 보험 영업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쟁력 높은 상품 개발에 집중한 점도 설계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화재에서 일하는 전속설계사는 2016년 말 1만1973명에서 올 6월 말 2만5546명으로 늘었다. 설계사 출신 본부장은 2017년 말부터 꾸준히 배출돼 지난 6월 말 기준 115명에 이른다. 월소득이 500만원을 넘는 설계사 수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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