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처럼 1주라도 사고 싶지만…" 빅히트 청약 첫날, 아미 '들썩'

입력 2020-10-05 17:19   수정 2020-10-05 17:21


"내일 점심까지는 눈치 좀 봐야할 것 같은데."

"1억 넣어도 1주라고 하니 고민된다."

"이미 눈치게임은 시작된 듯."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해낸 빅히트엔테인먼트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한 가운데, 첫날 약 8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경쟁률은 평균 89.59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사례처럼 청약 첫날부터 증권사의 온·오프라인 창구가 마비되는 사례는 없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5일 오전 10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까지 총 4개 증권사를 통해 일반 공모 청약을 개시했다.

청약 신청 주식 수로 산출한 첫날 빅히트 청약 증거금은 약 8조6242억원 규모다. 이날 청약 개시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 기준 약 2조7000억원 이었던 증거금은 오후 1시 5조원을 넘어섰고, 오후 3시께 7조472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몰린 첫날 증거금은 NH투자증권 3조526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3059억원, 미래에셋대우 1조1000억원, 키움증권 1656억원이다. 청약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114.82대 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래에셋대우 87.99대 1, NH투자증권 69.77대 1, 키움증권 66.23대1 순이었다. 평균 경쟁률은 89.59대 1 수준이었다.

앞서 공모주 광풍을 일으켰던 카카오게임즈와는 달리 빅히트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청약 첫날 증거금 약 16조4000억원을 모집했다. 카카오게임즈의 1일차 경쟁률은 427.45대 1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모주 청약 첫날에는 투자자들이 추이를 지켜보고 이튿날에 신청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향후 눈치싸움이 가열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빅히트는 SK바이오팜의 첫날 청약 증거금 기록과 경쟁률을 뛰어넘었다. SK바이오팜은 일반 청약 첫날 경쟁률 61대1, 증거금 약 5조9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빅히트는 청약 마감 한 시간 전 이를 넘겼다.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팬클럽인 아미들의 관심도 쏟아졌다. 앞서 로이터는 "BTS 팬들 사이에서 (빅히트 주식을) 한 주라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빌보드는 기관투자자들은 물론이고 팬들도 줄을 서고 있다면서 "BTS 팬클럽이 빅히트 주식을 사기 위해 아우성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수의 아미들이 "1주라도 사고 싶다"는 반응을 내놨다. 단,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작아지는 탓에 아직까지는 지켜봐야겠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공모가와 경쟁률에 부담을 느껴 일반 공모 청약보다는 상장 이후 매수를 노리겠다는 아미들도 있다. 이들은 "상장 후 굿즈처럼 1주만 살 생각"이라고 말한다. 후자의 경우 그 규모가 커진다면 아미들이 향후 빅히트 주가를 방어하는 세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빅히트의 경우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20%인 142만6000주다. 이에 따른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총액은 1925억1000만원이다. 각 증권사에 배정된 일반 청약 모집 물량은 NH투자증권 64만8182주, 한국투자증권 55만5584주, 미래에셋대우 18만5195주, 키움증권 3만7039주다.

지난달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빅히트 수요예측 경쟁률은 1117.25대 1을 기록,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100대 1을 넘어서면서 일반 공모주 청약에 최대 100조원의 증거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 경우 1억원의 증거금을 넣으면 단 한주만 배정받게 된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이었다. 만약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처럼 1500대 1 경쟁률을 넘어서면 1억을 넣고 1주도 못 받을 확률도 생겨난다.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하게 60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면 경쟁률은 623.3대 1이 된다. 1억을 넣어 받을 수 있는 주식수는 2주가 된다.

빅히트는 6일까지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오는 15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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