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7800만원을 증거금으로 집어넣었는데 몇 주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5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로 유명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이틀 일정으로 일반공모 청약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만난 최모씨(64·서울 상도동)는 기대 가득한 얼굴로 “첫날 상한가 정도는 기본일 거라 생각해 최대한 증거금을 많이 넣었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으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빅히트 청약 증거금은 첫날 8조원을 훌쩍 넘겼다. 다만 카카오게임즈 첫날 때와 비교하면 증거금은 절반에 그쳤다. 최근 증시 조정과 빅히트의 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로 투자자의 경계심이 다소 커졌다는 분석이다.
청약 업무를 맡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의 통합 청약 경쟁률은 90 대 1로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에게 142만6000주(공모 주식의 20%)가 배정됐는데 첫날 청약 신청은 이보다 90배 많은 1억2777만 주에 달했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NH투자증권 70 대 1(3조528억원), 한국투자증권 115 대 1(4조3060억원), 미래에셋대우 88 대 1(1조999억원), 키움증권 66 대 1(1656억원)로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은 NH투자증권이 64만8182주, 한국투자증권 55만5584주, 미래에셋대우 18만5195주, 키움증권이 3만7039주 순이다.
영업점은 붐비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의 경우 이날 오전 청약 관련 방문객은 60여 명에 그쳤다. 대신 온라인과 전화로 청약이 집중됐다. 4개 증권사를 합쳐 청약 개시 한 시간 만에 증거금 2조원, 청약 경쟁률은 20 대 1을 넘었다.
다만 청약이 보통 둘째날에 몰리는 만큼 공모주 광풍이 한풀 꺾였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첫날 62 대 1에서 둘째날 323 대 1로 경쟁률이 껑충 뛰었다. 카카오게임즈도 427 대 1에서 1525 대 1로 높아졌다.
빅히트는 6일 일반 청약을 마무리 짓고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임근호/전예진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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