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는 지난 6월 20~30대 주니어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설화’에 휩싸인 적이 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직원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동기와 놀지 말고 그럴 시간에 선배들과 소통하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꼰대’ 논란이 일었던 것.
구 대표는 이 일에 대해 “그 자리에서 KT 선배로서 진솔하게 이야기했는데 직원들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달랐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도 귀중한 경험이었고 회사 대표로서 직원들이 기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직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도 구 대표의 강점으로 꼽힌다.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맡으며 작년 한 해 동안 이 부문 임직원 1만2000여 명의 절반이 넘는 6300여 명을 만났다.
스태프 직원과 회사 경영 방침을 논의하는 ‘대화의 구현모임’과 사내 식당에서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런치 소통’, 직접 경영 방향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포커스 미팅’ 등 종류도 다양했다. 직원들과 만나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5세대(5G) 이동통신과 미디어 사업 전략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 현장을 찾을 때마다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인삼 농사를 짓는 지인에게 부탁해 마련한 인삼주를 수십 병씩 들고 갔다. 구 대표는 “KT에 헌신한 임직원에게 감사를 나타낸다는 의미로 인삼주를 챙겼다”며 “숙취가 없어 직원들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 모임이 어려워졌지만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꾸준히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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