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4총사' CEO 총출동…"코로나가 도약 기회"

입력 2020-10-06 17:43   수정 2020-10-07 03:38


‘코스닥 돌풍’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해 항암치료제 시판이 머지않았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간 기대감만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면 꿈이 현실화되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 등 국내 코스닥시장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업체 대표들은 6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0’ 행사에서 직접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진 회장은 5년 내 5개 이상의 항암제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난소암 치료제인 아필리아를 필두로 선낭암, 뇌종양 등의 치료제 개발을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선낭암 치료제는 표준치료제가 없다”며 “임상 2상 결과가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혁신 신약으로 조기 신약허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판매허가신청(NDA)을 준비 중인 리보세라닙 위암 3, 4차 치료제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인해 디테일한 임상자료 등의 확보가 늦어지고 있어 당초 계획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NDA 지연이 오히려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레드오션이 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히알루로니다아제 ‘ALT-B4’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ALT-B4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약물이 인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꿀 수 있다. 최근 정맥주사 대신 간편한 피하주사를 선호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내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서 국내 및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ALT-B4를 통해 다른 바이오시밀러 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알테오젠의 메인 수출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 여름부터 시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다국적 바이오기업 하이파이바이오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하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ABL901(HFB30132A)은 지난달 미국 FDA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 대표는 “내년 4월이면 임상 3상이 끝날 것”이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회사의 행보를 주의깊게 봐달라”고 했다.

국산 코로나 치료제 최초로 미국 FDA 임상 2상을 시작한 엔지켐생명과학은 내년 3분기 긴급사용승인과 임상 3상 돌입을 기대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 코로나 파이프라인에 대해 지난 8월 FDA에서 2상 승인을 받은 이후 최근 미국 내 대형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PRA와 계약체결을 완료했다. 손 대표는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2상 동시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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