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신곡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가 간호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였다. 뮤직비디오 속 제니가 착용한 간호사를 연상하게 하는 의상 때문이다.
블랙핑크 '러브식 걸즈' 뮤직비디오 1분 32초 경부터 제니가 간호사복 착용으로 또 다른 제니를 상담하는 신이 담겨있다.
제니는 타이트한 스커트에 빨간색 하이힐, 머리엔 과거 간호사들이 착용했을 법한 간호모를 썼다.
이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SNS 등에서는 '#간호사는 코스튬이 아니다', '#nurse_is_profession'(간호사는 직업), '#stop_sexualizing_nurses'(간호사 성적 대상화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며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명백한 성적 대상화이며 비하적 묘사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보건의료노조는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헤어 캡 등 실제와 동떨어진 간호사 복장은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는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전문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에 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되고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해왔는데도 YG엔터테인먼트는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해 등장시켰다"라고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미디어속이 아닌 실제 병원 현장에서 간호사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감염의 위협을 무릅쓰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야', '아가씨'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입원 스트레스를 푸는 등 갑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 노동자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블랙핑크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된 지금 YG의 책임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팬들은 "뮤비는 뮤비로 봐 달라", "별게 다 불편하다", "간호학과 한생인데 그런 생각 1도 안했다", "제니가 입으니 섹시한거지 광분하지 말길" 등 댓글을 남기며 두둔했다.
반면 "간호학과 학생이라면 저런 코스튬에 치를 떠는 것 알고 있을 것", "성적 코드로 소비하는 전형적 이미지와 유사한 의상을 입었기 때문", "실제 간호사의 복장이었거나, 평소 입는 수준의 의상이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듯" 등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는 6일 공식입장을 내고 "'러브식 걸즈'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을 반영했다"며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브식 걸즈'는 블랙핑크가 데뷔 4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앨범 'THE ALBUM'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은 공개 약 75시간 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1억회를 넘어섰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 5000만 명을 기록, 저스틴 비버 뒤를 이어 전세계 2위에 올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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