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실적 전망치 우호적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중반대, LG전자는 8000억원대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와 7%가량 오른 수치다.
호실적의 1등 공신은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IM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4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대 중반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라인업의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직전 분기보다 42.5% 증가한 7700만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태블릿은 신종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970만대(전 분기 570만대) 이상을 기록해 실적 개선에 크게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가 출하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도 등 핵심 시장에서 '반중 정서'에 힘입어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애플의 첫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의 출시가 지연됐고 코로나19 여파로 마케팅 비용이 줄었던 것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선전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직전 분기(7300억원)보다 30% 가량 증가한 1조원대 초중반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는 게 주요 증권사의 전망이다.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발생한 펜트업(억눌린) 수요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며 TV를 비롯한 생활가전의 글로벌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온라인 판매 확대, 비용 절감 등으로 생활가전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부문은 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5조4300억원) 대비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용 D램 판매 호조 및 화웨이의 긴급 재고 확보 주문 증가와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퀄컴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형 고객사 확보 등이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을 상쇄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의 실적이 그간 상반기엔 강하고 하반기엔 부진했던 '상고하저' 흐름이 이어져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서는 LG전자가 3분기에도 가전과 TV 사업에서 호조를 이어갔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프리미엄 가전 교체 수요가 실적 선방에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 여름 역대 최장 장마로 주력 제품인 에어컨 판매는 줄었지만, '신가전' 대표 주자인 건조기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코로나19 등으로 바이러스 예방 인식이 증가해 스팀 살균 기능이 강화된 프리미엄 위생가전 매출이 늘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TV 사업은 마케팅 비용 축소와 75인치 이상 대형 패널 위주의 고수익성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본격 양산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출하량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전장사업에선 적자폭을 줄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미국시장 수요 회복과 중남미에서 화웨이 관련 일부 반사이익 등으로 영업적자가 축소된 것으로 추정됐다. VS(전장부품) 사업본부도 코로나19로 폐쇄됐던 고객사의 공장이 재개되며 외형성장과 함께 적자가 줄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