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 등 세계 주요 14개국가의 반중(反中) 정서가 역사상 최고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4개 주요국 국민 1만427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약 70%가 ‘중국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설문 대상자에게 중국에 호감을 품고 있는지(favorable), 아닌지(unfavorable)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중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일본(비호감 응답 비율 86%)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스웨덴(85%), 호주(81%), 우리나라와 덴마크(각 75%)가 이었다. 그나마 조사대상 중 중국에 가장 호의를 품고 있는 나라로 나타난 이탈리아에서도 62%가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국가별 응답 비율을 단순평균하면 73.7%가 중국이 비호감 국가라고 답변한 꼴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반중 정서가 매년 전세계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이 조사를 진행한 12년 동안 반중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호주,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미국, 한국, 스페인,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 12개 국가에서 지난해보다 반중 정서가 강해졌다. 나머지 두 개 국가는 지난해에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든 국가에서 중국 비선호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알 수 있다. 호주의 반중 감정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영국에서는 19%포인트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까지 반중 감정이 있다는 ‘‘응답비율이 30~50%대 수준이었고 2017년 처음으로 60%를 돌파한데 이어 이번에는 역시 최초로 70% 고지를 넘어섰다.
퓨리서치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된 나라라는 점, 신장 위구르족 인권문제와 홍콩보안법 도입 등이 중국을 전세계의 비호감 국가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응답자 중 61%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악평을 피하지 못했다. 응답자 중 78%가 시 주석이 전세계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지도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보다 나쁜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 중 19%만이 시 주석이 전세계에 기여할 지도자라고 답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17%)을 웃도는 수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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