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특별행정기관 지자체 이관 '한 건'도 없어

입력 2020-10-07 11:26   수정 2020-10-07 11:37

자치단체와 업무 중복으로 인한 행정 비효율, 지방분권 강화 등을 위해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자체 이관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지만 2010년 이후 10년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된 특별행정기관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0년간 특별지방행정기관 자치단체의 이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 국도·하천, 해양·항만, 식의약품 등 3개 분야에 대한 지자체 이관이후 특별지방행정관 이관이 없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은 당초 행정구역 경계를 불문하고 지자체가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전문적 사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됐다. 현행 '자치분권법'상 특별지방행정기관이 수행하고 있는 사무 중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사무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자체 사무와 차별성이 거의 없음에도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중앙정부의 기능과 규모를 확대·유지하고, 지자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정부 조직인 탓에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지자체 의사결정과는 동떨어진 관리를 하는 경우가 있어 지역의 반발을 야기하기도 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올해 5월 기준으로 5137개에 달하며, 정원은 약 23만6000명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그동안 중앙정부는 △지방사무소 조직 규모 및 권한 약화 △전문성 저하 우려 △행정구역 단위를 넘는 권역 단위 사무 이양 불가 등의 이유를 들어 지자체 이관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지자체 역시 권한 없는 단순 집행사무의 이관으로 업무부담 가중되고 인력 및 예산지원 미흡 등의 이유로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관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10년 당시에도 이관 대상 기관의 인력 3460명의 6%인 208명만 이관되는데 그쳤다. 식의약품 539명 중 101명(18.6%), 국도하천 1,465명 중 48명(3.3%), 해양항만 1,456명 중 59명(4.1%)만 이관됐다.

특히 지난 2016년에 구(舊)지방이양추진위원회, 구(舊)지방분권촉진위원회가 243개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를 지자체에 이관하도록 의결하고, 89개 사무를 우선 이양토록 했지만 아직까지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유사·중복 행정을 탈피하고 지방분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특별중앙행정기관 사무의 지자체 이관이 속도를 내야 한다"며 "기존에 의결된 지방이관 사무들부터 이관을 서두르되, 현재 각 지자체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사무들의 추가 이관을 검토하고 동시에 단순한 사무 이관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인력 및 예산이 같이 이관되어 추가적인 지자체 부담과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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